
#017
Janchi-guksu잔치국수
잔치국수
면맵기 0/5
멸치 육수에 소면을 말아 먹는 국수. 잔치 때 대접하던 음식.
역사와 이야기
지금은 흔한 국수지만, 밀이 귀하던 시절 국수는 아무 때나 먹을 수 없는 음식이었다. 『고려도경』에는 밀가루 값이 비싸 혼례 때가 아니면 먹지 못한다는 기록이 있다. 여기에 길게 이어진 면발이 장수를 뜻한다는 믿음이 더해져, 국수는 생일·회갑·혼례 같은 경삿날의 대표 음식이 되었다. 결혼식에서 국수를 대접하는 데에는 신랑 신부의 인연이 오래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고 한다. 지금도 "국수 언제 먹여 줄 거냐"는 말은 "언제 결혼하느냐"는 뜻으로 쓰인다.
국수가 일상으로 들어온 것은 근대 이후다. 1900년대 이후 회전식 압력 국수틀이 나오면서 말린 밀국수가 보급되기 시작했고, 멸치 국물에 국수를 마는 '멸치국수'도 일제강점기 이후 대중화되었다. 한국전쟁 뒤에는 원조 밀가루와 값싼 수입 밀가루가 들어오면서 국수는 언제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었다. 잔칫상의 호사였던 국수는 들일하다 먹는 새참이 되어, 국물만 붓거나 양념장을 곁들이는 소박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 뒤 잔치국수는 장터 음식으로 다시 사랑받았다. '장터국수', '멸치국수' 같은 이름으로 시장과 대학가, 도심 곳곳에서 팔리고, 요즘도 여러 행사에서 참가자들에게 잔치국수를 대접하며 축하와 장수의 뜻을 나누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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