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9
Hobak-juk호박죽
호박죽
밥·죽맵기 0/5
늙은 호박과 찹쌀가루로 쑨 달콤하고 부드러운 죽.
역사와 이야기
호박은 임진왜란 이후에 한반도로 들어온 것으로 본다. 들어온 길에 대해서는 일본을 거쳐 왔다는 추정과, 17세기 중엽 청나라에 머물던 사신들이 돌아오면서 전해졌다는 견해가 함께 전한다. 처음에는 절에서 많이 길러 먹어 '승소(僧蔬)', 곧 스님의 채소라고도 불렸다고 한다. '호박'이라는 이름은 북방에서 전해진 박이라는 뜻에서 오랑캐 '호(胡)' 자가 붙었다는 설도 있다.
호박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오래 저장할 수 있어서 조선 말기에는 서민의 부식으로 자리를 굳혔고, 흉년에는 구황 식품 노릇도 했다. 늙은 호박은 따뜻한 방에 두면 겨울 내내 상하지 않아 겨울철 먹거리로 요긴했다. 옛 문헌에서는 호박죽과 호박범벅이라는 이름이 섞여 쓰였는데, 범벅은 만드는 법은 비슷해도 죽보다 되직하게 쑨 음식이다.
호박죽에 넣는 곡식은 문헌과 지역에 따라 달랐다. 밀가루와 강낭콩을 넣기도 하고 찹쌀가루와 팥을 넣기도 했다. 늙은 호박 요리를 유난히 좋아한 충청도에서는 호박죽과 함께 팥, 콩, 밤, 고구마 등을 듬뿍 넣은 호박범벅도 즐겨 먹었다. 지금 흔히 먹는 호박죽은 늙은 호박을 푹 삶아 곱게 으깬 뒤 찹쌀가루를 풀어 끓이고, 삶은 콩이나 새알심을 넣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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